어떤 이는 말한다.
“깨닫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깨달음은 은총처럼 찾아오는 것이지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맞는 말이다.
깨닫고자 노력하는 행위자(에고)는 허상이다.
행위자가 사라지는 것이 깨달음인데 찾는 행위가 계속되는 동안은 행위자는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수행을 하지 않고자 하는 것 또한 노력이므로 깨닫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없다.
또 어떤 이는 말한다.
“깨닫기 위해서는 맹렬하게 노력해야만 한다.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익사하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
듯이…”
이 또한 맞는 말이다.
깨어나기 위해 관심도 갖지 않고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깨달음은 요원하다.
물론 자신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불현듯 깨어나는 경우도 있다.
에고가 견딜 수없이 강해질 때, 그것이 불러오는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마음이 소멸되는 경우다.
그러나 이 같은 케이스는 드물다.
대개의 경우 깨달음을 지향하되 노력 없이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내맡기게 될 때, 깨달음은 찾아온다.
그러나 보통은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내맡겨 지지가 않는다.
내맡기려는 노력이, 의도함 자체가 놓아져야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엔 맹렬한 노력도 필요하다.
어떤 수행과 노력도 소용없다는, 더 이상 어찌해 볼 수 없다는 한계를 느낄 때까지 노력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의도함 없이 자연스럽게 자신을 내맡기게 되기 때문이다.
완전한 절망과 좌절이 깨달음의 최종 관문을 통과하는 열쇠이다.
고타마 붓다 또한 6년 동안 자신이 해볼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그 또한 더 이상 어떻게 해볼 수 없다는 한계와 절망을 느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어느 날 밤 보리수 아래 앉아서 그는 모든 것을 내맡기고 그냥 쉬었다.
통 터기 전 새벽녘 그는 샛별을 바라보다가
찾던 그것이 바로 찾는 그것임을 깨달았다.
물속에서 물을 찾는 물고기는
찾는 행위를 멈추면 모든 것이 물임을 알게 된다.
